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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타이어 팔아 연 27조원 … 미쉐린 123년 힘은 R&D ‘혁신의 현장’ 프랑스 클레르몽-페랑 본사를 가다.

12.12.2011

‘123년 지속 성장의 역사’ ‘자타 공인의 세계 최초 기술들’ ‘미래 100년도 존경 받을 기업’.세계적인 타이어 회사인 프랑스 미쉐린(Michelin)을 설명하는 얘기다. 공기 주입 타이어를 처음 선보이고, 도로 표지판을 최초로 세우며
‘이동 문화(Mobility Culture)’의 혁신을 이끈 회사다.

그 혁신은 지금도 과감한 연구개발(R&D)을 통해 ‘바로 정지하는 제동력(안전)’과 ‘잘 구르는 구동력(에너지)’이란 두 마리 토끼 잡기로 이어지고 있다.
이 달 4일 프랑스 파리에서 자동차로 5시간 거리의 중남부 도시 클레르몽-페랑(Clermont-Ferrand). 미쉐린이 태어나고, 성장하며, 미래를 꿈꾸는 ‘본가(本家)’다.
길가 곳곳에 미쉐린의 마스코트인 ‘비벤덤(Bibendum)’이 보였다. 미쉐린이 제작한 바퀴 달린 전차는 도심을 관통했다.
본사 정문 건너편에 위치한 경기장에서는 전 세계 언론인을 초청해 스포츠를 통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토론하는 국제포럼이 화려하게 열렸다.
스포츠 커뮤니티인 ‘ASM 스포츠 협회’ 설립100주년을 맞아 열린 이번 행사에는 미쉐린의 창업 가문인 미셸 롤리에 회장, 내년 회장직을 맡을 장 도미니크 세나르 대표 등 최고 경영진과 포츠카 레이서인 세바스찬 로엡 등 스포츠 스타들이 참석했다.
세나르 대표는 “스포츠 경기에서 기술혁신의 답이 나온다”며 “특히 모터스포츠 경기는 극한의 상황에서 타이어를 시험해 보는 거대한 기술 개발의 산실”이라고 강조했다.
미쉐린은 1889년 설립된 지 2년 뒤에 ‘파리~브레스트~파리 자전거 레이스’에 참가했다. 이때 세계 최초로 탈부착 타이어를 공급하며 모터스포츠의 역사와 함께했다. 같은 날 미쉐린 본사 인근에 자리 잡은 자동차 시험 주행장.
맑은 날씨에 느닷없이 스프링 클러가 작동하며 주행장 노면에 물기를 잔뜩 입혔다.
그 위를 BMW 차량 한 대가 회전 구간에서 급정거한 뒤 쏜살같이 달렸다. 파스칼 쿠아스농 기술과학부문 부사장은 “미쉐린 이어의 제동력을 시험하는 것”이라며 “빗길에서 빠른 속도로 달리다가도 회전 구간이나 급정거할 때 거의 미끄러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미쉐린 타이어의 제동력은 이 때문에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로 옆에는 파란 천으로 둘러싸인 직선 구간 주행장도 있었다. 자동차를 서서히 움직이다가 엔진을 끈 뒤 얼마나 잘 구르는지를 시험하는 곳이다. 미쉐린 타이어는 멈출 때는 바로 정지해 안전을 보장한다. 동시에 달릴 때는 저항을 최소화해 에너지 소비를 줄여준다. 쿠아스농 부사장은 “일반 타이어는 노면의 마찰로 인해 연료의 20%를 소진하게 만든다”며 “반면 프리미엄 제품인 미쉐린의 타이어는 연료 소모를 줄여주고, 수명도 업계 평균보다 1년 이상 길어 경제적”이라고 강조했다. 미쉐린은 유럽 재정 위기에도 세계 최고의 타이어를 만드는 경쟁력으로 매출 그래프가 꺾이지 않고 있다. 그 비결은 공격적인 R&D 투자에 있다. 해마다 6000명의 연구진을 위해 5억 유로(약 7700억원)를 쏟아 붓는다. 같은 날 프랑스 남부 칸에서는 G20 정상회의가 열렸다. 여기서 유럽 재정 위기 해법에 대한 우울한 성명이 발표됐지만 미쉐린의 도시만큼은 활기에 넘쳤다. 이 날 정문 옆에 있는 회사 박물관에는 타이어와 자동차의 역사를 체험하려는 관광객들이 줄을 이어 찾아왔다.
◆미쉐린=1889년 프랑스 중남부 작은 도시인 클레르몽-페랑의 한 자전거 수리점에서 세계 최초로 탈부착이 가능한 타이어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1895년 공기 주입식 자동차 타이어로 대박을 터뜨려 미쉐린의 이름을 세상에 널리 알렸다. 지난해 19개국 69개 공장에서 직원 11만 명이 매출 179억 유로(약 27조원)를 올렸다. ‘비벤덤’은 쌓여 있는 타이어를 보고 착안해 1898년 선보인 기업의 캐릭터. 비벤덤은 “한잔합시다”란 말에서 유래됐다. 달리는 길 위의 모든 장애물을 삼켜버리고 펑크가 나지 않는다는 의미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로부터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로고’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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